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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발렌시아가 이겼다는 결과만 보도하지 말라!

 

어제 새벽 제노아의 경기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많은 언론들은 발렌시아의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어떤 포토 기사는 결승골을 넣은 다비드 비야라는 제목으로 승리팀에 대한 축하만을 하고 있지만, 어제 그 경기를 본 분들이라면 이 경기가 다시 시작하려는 팀제노아에게 얼마나 아쉬운 경기인지 아실 것입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제노아가 이겨야 할 경기였고, ‘오심이라 할 수는 없지만단 한 번의 심판의 배려가 발렌시아를 도왔습니다. 제노아 선수들이 왜 그 당시 그토록 항의를 했는지…. 그리고 그 항의는 정당했습니다.

 

언론의 문제가 다시 한 번 발견되는데, 발렌시아가 1-2 로 승리한 과정을 알지 못한 사람들은 역시 발렌시아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1-1 무승부 상황에서 제노아가 비기는 것과 지는 것이 크게 다를 바 없었기에 비야가 노마크 찬스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지 (제노아는 전원 공격) 평소의 상황에서는 발렌시아가 승리하지 않고 무승부로 마무리되었을 경기입니다.

 

제노아의 꿈은 다음 기회에

 

지지난 시즌 세리에A로 승격하여 10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고, 지난 시즌에는 피오렌티나와 승점은 같지만 상대전적에서 밀려서 5위로 유로파리그에 진출하게 된 제노아는 아르헨티나 보카주니어스의 팔라시오, 아탈란타의 골게터 플로칼리, 유벤투스로 크리스토 등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유럽무대에 제노아라는 클럽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그들의 꿈은 이렇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스페인의 명문클럽 발렌시아를 상대로 많은 부담을 안고 뛰었는데도 최선을 다해 악바리 같이 뛰어 준 제노아 선수들을 보고 느껴 보지 못한 감흥을 느꼈습니다.

 


변칙적으로 나선 제노아의 선발스쿼드

 

제노아의 선발스쿼드는 평소 리그 경기와는 다른 스쿼드로 임하게 됩니다. 이는 가스페리니 감독이 유럽컵에서의 경험이 있는 선수, 그리고 스페인리그에서 뛴 적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하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스쿨리와 메스토, 플로칼리는 선발에서 제외되었고, 유럽컵무대에 단골로 출전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에르난크레스포와 유리치가 출전했습니다. 발렌시아에서 뛰었던 주전수비수 모레티와 사라고사에서 뛰었던 자파테르는 당연히 포함되었지요.

 

이러한 스쿼드는 가스펠리니 감독이 교체카드로 쓸 수 있는 선수를 아껴 둔 것이기도 하지만, 경험이 소중하다고 판단한 데서 나온 듯 합니다.

 

골기퍼는 최근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2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아멜리아를 대신해 36살의 노장 스카르피가 나섰네요. 하지만, 그것은 결과론적으로 패착이었습니다.

 

첫 골, 어이없이 허용하다.

 

전반 초반 제노아는 승리를 위해 밀어 붙이지만 발렌시아의 두꺼운 중앙미들라인에서부터 중앙수비는 좀처럼 공간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오프사이드 트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최전방으로의 침투를 허용하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20분까지는 제노아가 리드했지만 그 이후에는 발렌시아의 역습이 오히려 효율적이었었지요.

 

왼발을 활용할 수 있는 공격수 팔라디노가 부상으로 교체된 제노아, 그리고 수비수 마르체나가 부상으로 나가야 했던 발렌시아 모두 하나의 핸디캡을 가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첫골은 전반전 루즈타임 제노아 수비의 고질적 약점인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대처능력 미흡 패턴이 반복되며 들어갑니다. 사실 골기퍼 스카르피가 너무 전진해 있었다는 것도 아쉬웠지만 브루노가 백헤딩으로 슛을 하려고 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발렌시아에게 따른 행운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되네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들어가지 않을 골을 전반 종료 직전에 허용한다는 것부터가 이 날 행운이 발렌시아에게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후반 시작부터 원사이드 게임을 펼친 제노아

 

후반 시작하자마자 시작된 제노아의 압박은 정말 멋졌습니다. 한 골을 허용한 상태에서는 그 방법밖에 없다고 가스페리니 감독은 인지한 듯 합니다.

 

우리가 2002 한일월드컵에서 펼쳐 주었던 히딩크의 3-4-3 식 공격적인 압박 축구의 재현을 보는 듯한 플레이, 발렌시아 선수들은 공을 차지하면 패싱게임으로 시간만 끌 뿐 제노아 선수들이 다가가는 것을 마치 두려워하는 듯한 플레이를 펼쳤고, 제노아에 의한 가로채기가 여러 번 진행되었습니다.

 

후반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크레스포가 오프사이드 작전 실패로 공간을 허용한 발렌시아의 수비라인을 상대로 특유의 골감각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킵니다. 업사이드 파울작전에 자주 걸리는 대상이 되었던 최전방의 크레스포는 이 한 방으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만회합니다.

 

크레스포가 동점골을 성공시킨 이후에 흐름은 완전히 제노아 사이드로 흘러갑니다. 특히 공격수들이 총동원되어 측면을 활용한 빠른 스피드는 보는 이로 하여금 흥분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마르코로시의 슛을 브루노가 몸으로 막은 장면이나 알벨다가 결정적인 크로스를 걷어 낸 장면은발렌시아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승부처

 

바네가의 파울은 경고 2장으로 퇴장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왜 퇴장을 주지 않느냐고 제노아 선수들은 주심에게 거칠게 아일랜드 출신의 심판 알란 켈리는 항의하지만 한 번 옐로카드를 받은 선수를 퇴장시키고 싶지 않나 봅니다.

 

이건 발렌시아의 행운이었습니다. 제노아의 파상공세가 진행된 상태에서 1명의 수적 열세가 있게 되면 제노아가 추가골을 넣고 승리할 확률이 정말 높아지는 순간이었으니까요.

 

체리쉬는 이 경기의 승부처를 이 장면로 봅니다. 다시 한 번 경기를 리뷰해 보아야 하겠지만, 경고를 주어도 무방할 상황이었습니다. 주심이 로베르토 로세티와 비슷한 성향이었다면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더군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제노아는 자파테르를 빼고 플로칼리를 투입하는 강수를 씁니다. 공격수 4명이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전형적인 공격축구였지요.

 

서서히 압박으로 일관하던 제노아의 체력이 지쳐가는 타이밍이 되었습니다.

 

비야에게 PK 허용, 하지만 위기 극복

 

보체티는 호아킨의 침투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합니다. 그게 파울로 인정되어야 할 장면이었는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기세 등등한 다비드 비야는 마치 일부러 안 넣은 것처럼 골대 오른쪽바깥으로 강하게 찹니다. 골대 밖으로 나간 볼을 보고 비야는 별로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스타의 대담함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요.

 

마지막 공격이 무산되고

 

시간은 촉박해지고 후반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펼친 3-4-3, 아니 3-3-4 의 제노아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제공권을 발렌시아로부터 좀처럼 뺏어오지 못하고 발렌시아 감독의 선수교체 및 발렌시아 선수들의 시간끌기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마지막 찬스라고 여겨지는 순간, 골기퍼 스크라피는 정확하게 그 공을 비야에게 패스하고 맙니다. 그리고 비야는 여유있게 몰고 들어가며 추가골….. 발렌시아가 32강 진출을 확정한 순간이었습니다.

일부 매스컴에서는 경기를 보지 않고 이 장면을 부각시키는데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제노아 선수들에게는 별로 중요한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기회를 무산시켜버린 골기퍼의 실수는 지탄받아야 할 일이지만, 비기는 것이나 지는 것이나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추가골이 준 상처는 없었습니다. 발렌시아 역시 비기기만 해도 릴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조1위로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한 점을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골기퍼가 전진을 했고 그러한 실수가 발생했는지는 모르고 결과만 보게 되는 사람들은 비야가 멋지게 골을 넣고 승리해서 발렌시아를 32강에 올려 놓은 것으로 생각할 것 아닙니까

 


제노아의 꿈은 계속되야 해.

 

행운의 여신이 발렌시아의 편이었을 뿐, 경기 내용에서 승리한 제노아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선전하는 모습을 좋아 합니다. 항상 강자가 강자일 수 없다는 스포츠의 흥미는 이런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전력상으로, 선수들의 연봉합으로 분명 우위에 있었던 발렌시아를 상대로 제노아 선수들은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꿈을 이루고자 노력했고 비록 결과는 그리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데 후회가 없을 경기였습니다. 2년전 저도 유사한 경험이 있기에 그 장면이 더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16라운드가 지난 리그에서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구단주의 투자가 공격적인만큼 멋진 수비수 한 명을 보강하여 내년에는 정말 제노아가 가진 유럽무대에 이름 알리기라는 꿈을 실현했으면 합니다.

 

저는 리그에서 제노아의 유럽컵 진출 (챔스든 유로파든) 을 다시 한 번 응원하고자 합니다. 페이보릿팀 나폴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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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원아빠 at 2009.12.19 04:50 신고 [edit/del]

    아~~ 제노아 골키퍼가 막판 왜 그랬을까요?

    보고 또 봐도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발렌시아가 운이 좋았던 것일까.....

    데포르티보와 발렌시아가 원정 경기를 가지는군요. 이경기에서도 그들의 운이 좋을런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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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피온 at 2009.12.19 05:58 신고 [edit/del]

    정말 다시 보기 힘든 명경기..진정한 축구팬이라면 이 경기를 생방으로 못본 사람은 땅을 칠 겁니다. 그래도 로세티는 좀.;; 주심이 로세티였으면 아예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경기가 되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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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avicon of http://calling.podzone.org BlogIcon 엘리 at 2012.03.29 19:47 [edit/del]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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